AI웹소설/망종의 테이밍

망종의 테이밍 45화 | 웹소설 추천, AI 판타지 소설

이음02 2026. 8. 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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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제자리에서 몸이 날아갈 뻔하며 간신히 버텼다.

몸을 뒤틀며 착지한 기사의 가슴팍에 거친 숨이 몰아쳤다. 흙먼지가 내려앉은 그의 얼굴은 처참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

기사는 말을 내뱉지 못했다. 목구멍까지 올라온 비명이 공포에 막혀 꺽였다.

그는 황금색 사냥개가 사라진 자리를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털 한 올, 흔적조차 남지 않았다. 오직 마력의 잔재만이 검은 연기처럼 일렁이며 흩어지고 있을 뿐이었다.

“너, 대체 정체가 뭐냐?”

기사가 갈라진 목소리로 물었다.

그의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들고 있는 대검이 바닥을 긁으며 날카로운 소리를 냈다. 그것은 단순한 경계심이 아니었다. 생존 본능이 보내는 절박한 경고였다.

시우는 그를 바라보지도 않았다.
그저 가만히 서서, 천천히 손을 내렸다.

[심언 : 공허의 잔향]

공중에 부유하던 먼지들이 정렬하기 시작했다. 시우가 눈을 가늘게 뜨자, 기사 주변의 대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마치 공간 자체가 압축되는 듯한 중압감이었다.

“성에 들어온 자라면 예법을 지켜야지.”

시우의 목소리는 낮고 평탄했다. 감정의 고저가 없는, 기계적인 무미건조함이 서려 있었다.

기사는 뒤로 주춤 물러났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주변을 둘러보았다. 성문 근처에는 그와 시우뿐이었다. 다른 병사들도, 다른 정령사들도 보이지 않았다.

“예법이라니? 네놈이 방금 내 사냥개를…….”

“단순한 짐승이 아니었음을 알 텐데.”

시우가 한 걸음 내디뎠다.
그 발걸음에 맞춰 지면의 돌들이 미세하게 진동했다.

“그것은 영역을 침범당해 날뛴 아류(亞類)일 뿐이다. 네 검술이 부족해 제어력을 잃은 것을 왜 사냥개의 탓으로 돌리는 거지?”

기사의 눈이 번뜩였다.
그는 명문가 출신의 테이머였다. 체면과 자존심이 생명인 그에게 시우의 말은 모욕이나 다름없었다.

“이 무슨……!”

기사가 검을 휘둘렀다.
강력한 마력이 섞인 참격이었다. 대기가 갈라지며 충격파가 시우를 향해 쇄도했다.

시우는 피하지 않았다.
그저 가볍게 손을 뻗어, 공중에 뜬 검은 파동을 비틀었다.

치이익!

검기가 시우의 몸에 닿기 전, 허공에서 소멸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사물의 존재를 지워버리는 듯한 기묘한 ‘말’의 힘이 가로막은 것이다.

“뭐라고?”

“기술(Skill)이 아니라고 말했을 텐데.”

시우의 눈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그는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이들의 시선을 즐기지 않았다. 그저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상황을 종결짓고자 할 뿐이었다.

“네가 쓰는 기술은 ‘계약’과 ‘공명’에 기반한 테이밍이다. 그런데 내가 사용하는 것은――.”

시우는 말을 멈췄다.
그의 시선이 머문 곳에는 기사뿐만이 아니었다. 성벽 너머에서 서성이는 몇몇 정령사들과, 그 뒤에 숨어 지켜보던 하급 테이머들의 시선이 느껴졌다.

[관측됨: 대상자 7명]
[평가: 경계 및 공포]

시우의 머릿속에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그는 무심하게 고개를 돌려 성문 쪽을 향했다.

“저기 숨어있는 자들도 똑같이 물어보지. 내 기술이 왜 ‘비정상’인지.”

그 목소리는 중얼거림이 아니었다.
목소리 자체가 파동이 되어 성벽 너머의 정령사들에게 직접 전달되었다. 그들은 마치 시우가 바로 곁에서 속삭이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방금 저건 테이밍 기술이 아니야.”

어느 여자가 숨을 들이키며 속삭였다.
그녀는 정령 사냥꾼 지망생이었다. 그녀의 눈에는 시우가 휘두르는 마력의 질감이 보였다.

일반적인 테이머들은 마력을 ‘도구’로 빌려 쓴다. 그런데 시우는 다르다. 그는 마치 세상의 법칙을 일시적으로 고쳐 쓰는 것처럼 말하고 있었다.

“기술의 형태가 틀렸어. 이건…… 금기야.”

동료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성벽 위에서 고함이 터져 나왔다.
“거기 멈춰라! 정체불명의 자여!”

한 무리의 중급 테이머들이 전면으로 기어 나왔다. 그들은 시우를 ‘변종’이나 ‘위험 요소’로 판단한 모양이었다.

그들의 눈에는 시우가 사용하는 [심언]의 흔적이 불결하게 느껴질 것이다. 정당한 계약을 거부하고, 마법적 원리도 무시한 채 실현되는 가공의 힘.

세상의 법칙이 금기하는 ‘비정통’의 극치.

“어떤 계약을 맺었기에 그런 파멸적인 위력을 휘두르는가! 그 뒤틀린 술식은 당장 거둬라!”

그들 중 가장 앞에 선 남자가 외쳤다.
그는 숙련된 테이머답게 마수와 조우했을 때의 방어 자세를 취하며 시우를 압박했다.

시우는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
비릿한 미소가 입가에 걸렸다.

“계약? 아니, 이건 내 말(言)이다.”

시우는 손을 뻗어 허공에 투사했다.
그것은 시각적인 마력의 방출이 아니었다. 공간 자체를 압력하느 단 한 문장의 변용이었다.

[심언 : 침묵하는 경계]

“말도 안 되는……!”

앞으로 달려들던 테이머들의 발이 허공에 묶였다.
단순히 마력에 짓눌린 것이 아니었다. 그들이 사용하는 ‘테이밍 계약’과 연결된 마력의 흐름 자체가 차단된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의지로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아니, 정확히는 그들의 기술과 마력이 ‘거부’당하고 있었다.

“어째서…… 왜 내 마력이 닿지 않는 거지?”

한 테이머가 절규하며 발버둥 쳤다.
그의 사냥용 정령들이 겁에 질려 몸을 뒤틀며 물러났다. 정령들조차 시우의 권능 앞에서 주인과의 연결고리가 끊어지는 공포를 느끼고 있었다.

시우는 그들을 향해 느릿하게 걸어갔다.
한 걸음.
두 걸음.

각 걸음마다 지면이 꺼지며 기분 나쁜 파동이 번져나갔다.

“질문은 내가 한다.”

시우의 시선이 공포에 질린 테이머들의 눈동자를 꿰뚫었다.

“내 방식이 정통인가, 아니면 틀렸는가?”

그 질문은 비웃음이 담긴 조롱이 아니었다.
절대적인 진실을 강요하는 포식자의 선언이었다.

그때였다.

쿵―!

성 내부에서 요란한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강렬한 알람이었다.

“테이머들에게 물러나라!”

멀리 성채 꼭대기에서 웅장한 음성이 들려왔다.
거의 신적인 위압감을 동반한 목소리였다.

그것은 성의 수호자이자, 공인된 고위 테이밍 마스터의 외침이었다.

시우는 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머리 위로 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검은 기운이 휘감긴 거대한 비행형 종이 성벽 위를 가르며 하강하고 있었다.

그것은 단순한 중재가 아니었다.
‘비정상’으로 낙인찍힌 것을 제거하려는 사냥의 시작이었다.

시우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준비된 무대였다.

“드디어, 제대로 된 상대가 왔군.”

시우는 다시 한번 장갑을 낀 손을 꽉 쥐었다.
심연의 기운이 그의 몸속에서 용솟음치기 시작했다.

공중에 떠오른 문자가 일렁였다.

[경고: 상위 존재의 개입 감지]
[신수의 인장이 반응합니다.]

시우는 그것을 즐기는 듯, 혹은 당연하다는 듯 받아들였다.

그의 눈앞에 대기가 찢어지며 한 명의 인영이 내려앉았다.
황금색 갑주를 탄 여전사. 그녀가 내뿜는 기세는 앞서 본 테이머들과는 궤를 달리했다.

그녀는 시우와 정확히 눈을 마주치며 차갑게 일갈했다.

“신의 영역을 더럽히는 자여, 그곳에서 소멸하라.”